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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레 아페르 113호] 한국 전력 소비자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꼬레아페르 113호] 한국 전력 소비자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S&P Global 허윤재 이사는 전력 및 재생에너지 시장 개발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요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컨설팅 및 산업 분야에서 15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으며 에너지 분야의 정책 연구, 전략 개발 및 재무 분석에 탄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유가가 급등하면서 한국은 모든 경제 분야에서 물가 상승 압박을 받았다. 한국전력공사 (KEPCO・이하 한전)는 260억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며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가스 요금은 전년 대비 38% 상승하면서 지난 겨울 가계 부담을 가중시켰다. 한국은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에 특히 취약하다. 1조 8천억 달러 규모의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에너지 수요량의 80% 이상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LNG 세계 3위, 석탄 세계 4위, 석유 세계 5위 수입국이다. ‘고립된 에너지섬’ 이라 불릴 정도로 주변국과 가스망 및 전력망 연결이 전무하기 때문에 에너지 비축량이 부족해질 경우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는다.

OPEC+의 감산 결정으로 인한 최근 유가 반등과 지난해 제로코로나 방역조치를 급작스레 종료한 이후 중국 내 석유 수요 증가를 고려했을 때 에너지 위기 종식을 선언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한국의 경우 한전은 높은 연료 수입 가격을 장기간 부담해야 할 위험이 있고, 특히 전력 소비자는 에너지 공급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 산업용 전력 소비자는 향후 전기 요금 및 탄소 비용 모두에서 발생하는 비용 압박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에너지구입 전략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우선 전력 소비자들은 전력 소매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 2년 전 한전이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이래로 전력 소매 가격은 30% 이상 증가했다. 한전은 연료비 연동제 외에도 재생에너지 전환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과하기 위해 기후 환경요금을 개편안에 추가했다. 이는 철강 및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분야의 전력 구매 비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소매가격을 규재해 왔지만 고금리 시대에 늘어만 가는 한전의 부채는 정부의 전기료 대폭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탄소 비용은 또한 장기적으로 전력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탄소 배출 상한선이 점점 낮아지고 무상할당 비율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탄소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형 탄소배출권거래제(K-ETS・Emissions Trading Scheme)에 따른 할당배출권(KAU・Korea Allowance Unit)은 현재 이산화탄소 환산톤(tCO2eq)당 10달러, 즉 유럽연합(EU) 탄소 배출권 가격의 약 10%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업체에 대한 무상 배출권 할당에 있다.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의 규정에 따르면 현재 탄소배출권 시장 내 무상할당 비율은 90%이다. 따라서 일부 에너지 최다 소비 업종은 잠재적 탄소 누출 (업체가 배출에 대한 재정적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것)의 책임에서 벗어나게 된다. 게다가 제3차 할당계획에서 느슨하게 책정된 할당량으로 인해 배출권 구매자가 사실상 소수의 발전회사로 제한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미온적 상황에서 파리협정에 따른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강화된 배출량 상한선과 탄소국경 조정제도(CBAM)의 도입으로 인해 머지않아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모든 요인은 향후 몇 년간 탄소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업체는 전기 및 탄소 가격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에너지 관련 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업체가 당면한 과제는 가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므로 현재 많은 업체가 저탄소 또는 탄소 제로를 고려한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 PPA(전력구매계약)은 재정적 접근성과 지속가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방안으로 점차 부상하고 있다. 최근 소매가격 상승으로 현재 태양광 발전비용은 산업용 전력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에너지 정보 분석 기관 S&P Global Commodity Insights의 관측에 의하면 한전이 설정한 높은 송배전망 이용료를 고려하더라도, 재생 에너지 생산 비용이 점점 낮아지고 전기 및 탄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2030년 이전에 기업 PPA 태양광 가격은 전력망에서 직접 전기를 구매하는 가격에 대해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기업 PPA 태양광 단가는 10년 이내 25% 하락하여 150원/kWh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재 업계가 한전에 지불하고 있는 금액이다. 전기 요금 및 탄소 비용 상승에 직면한 다수의 업체는 기업 PPA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후 변화 대응에 동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자재값 상승에 대한 대응방안 을 마련할 수 있다.

신재생 에너지 공급 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려면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현재 길고 복잡한 허가 절차는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속도와 규모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기업 PPA에 따른 높은 송전 비용, 보완공급을 위한 별도 요금제, 시장 주체에게 부과되는 기타 제약이 '숨은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재생에너지 업계 전체가 호의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기반으로 발전할 때 비로소 충분한 잠재력을 발휘하여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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