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
[꼬레 아페르 113호] 한국 수소경제 정책 추진 동향
"한국은 초기 수소경제를 견인하기 위한 주된 정책 목표로서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보급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였다."
한국은 2019년 국가적 차원의 수소 경제 로드맵을 수립하며 본격적인 수소경제의 포문을 열었다 한국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19)’에 따라 초기 수소경제를 견인하기 위한 주된 정책 목표로서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보급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였다. 그 결과 단기간에 국내외 수소차 및 수소연료전지 보급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한국은 정책적인 로드맵을 제시함과 동시에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며, 수소경제활성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조성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2020년에는 한국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대한 목표를 발표하여 한국의 에너지 산업에서 수소의 역할은 더욱 증대되었다. 2030 NDC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난감축 부문에서의 추가적인 온실 가스 감축이 필요하며, 수소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친환경 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고 재생에너지와 무탄소 전원을 확대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 하에 수소가 더욱 각광 받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전환부문(power generation)과 산업부문에서 기존에 쓰이던 화석연료를 수소로 대체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수소의 새로운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2021년 11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19년에 제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서 보다 광범위한 차원에서의 수소경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였다.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서는 2030년 390만 톤, 2050년 2,790만 톤의 수소를 한국에 공급하고, 활용하여 2030년 NDC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에서는 한국 내 수소 수요와 공급 목표를 대폭 확대하고자 하였고 글로벌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여 해외에서 수소를 개발 및 생산하여 국내로 도입해오거나 수입하여 확대되는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수립하였다. 또한 이러한 수소의 수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소의 생산-유통-활용에 걸친 수소의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의 정책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단순히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닌 ‘청정 수소’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최우선 정책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수소가 온실 가스 감축 수단으로 각광받음에 따라 화석연료 기반의 그레이 수소는 지양하고, CCS 기반의 블루수소 혹은 수전해 기술을 이용한 그린수소에 초점을 둔 수소경제 정책이 수립된 것이다. 또한 앞서 설명했듯이 발전부문에서 가스터빈에 수소를 혼소하거나 석탄화력발전소에 암모니아를 혼소하여 전환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수소를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였다. 산업부문에서도 난감축 산업인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분야에서 연료 및 원료를 수소로 전환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나가고자 하였다.
2022년 5월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한국 정부의 수소경제에 대한 정책적 기조는 유지되었다. 2022년 11월 새 정부 출범 이래 첫 수소경제위원회(제5차)가 개최되었으며,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방안」,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전략」, 「수소기술 미래 전략」 등 총 3가지의 수소경제 정책이 발표되었다. 이 3개의 수소경제 로드맵에서는 청정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3대 성장 전략으로 1)규모·범위의 성장(Scale-Up), 2)인프라·제도의 성장(Build-Up), 3)산업·기술의 성장 (Level-Up)을 제시하였다.
청정수소경제 이행 부문에 있어서는 기존의 기본 계획의 추진 전략과 대부분 유사하나, 기존 기본 계획보다 구체적인 시점과 규모를 설정하기 시작하여 한국의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보다 세부적인 전략이 수립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전환부문에서의 수소 활용은 한국의 전력 믹스 계획과 맞물려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었다. 한국 정부는 ‘제10 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수소 및 암모니아 혼소 발전 비중을 2030년 2.1%, 2036년 7.1%로 제시하였다.
원자력 수소에 대한 추진 전략이 포함되었다는 점 또한 기존 수소 경제 정책과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청정수소 생산 방식 다양화의 일환으로 원자력 발전에 수전해를 연계하여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수소경제 정책 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논의는 ‘청정수소 인증제’와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Clean Hydrogen Portfolio Standards, CHPS)’이다.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 기조가 ‘청정수소’ 중심으로 전환함에 따라 ‘청정수소’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중심으로 하는 생산-유통-활용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청정수소 인증제’란 수소 생산 전 과정에 대한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를 통해 온실가스배출량을 산정한 뒤 일정 임계점보다 낮은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경우에만 ‘청정수소’로 인증해주는 제도로 한국을 포함한 수소경제 선도국들이 각국의 실정에 맞게 제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는 2024년 시행을 목표로 한국형청정수소 인증제 설계를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며, 전과정평가를 위한 범위 및 인증 기준이 되는 온실가스 배출량 임계점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은 한국 정부가 발전부문의 수소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하고자 하는 시장 제도로서 청정수소를 활용하여 생산된 전력에 대한 구매 입찰 시장을 개설하고, 청정수소 발전량의 일부를 낙찰받은 발전사업자에게 청정수소를 활용하는데 수반된 비용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청정 수소 발전량을 낙찰받은 발전사업가는생산 되는 전력에 대한 안정적인 판매처가 확보될 뿐만 아니라 청정수소를 소비하는데 수반되는 추가적인 비용을 일부 보전 받을 수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찰시장 운영 방식과 인센티브 규모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첫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은 2024년에 개설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정부는 이해관계 자와의 논의를 통해 가장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은 청정수소 중심의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빈틈없는 유통망 구축과 법적, 제도적 기반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제1차 수소경제 이행기본계획’ 및 ‘제5차 수소경제 위원회’에서 발표된 다양한 수소경제 추진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정부-민간기업-에너지공기업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들 간의 협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각 부문에서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한국이 청정수소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