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
[꼬레 아페르 111호] 프랑스의 대한국 수입 급증
2021년 한국과 프랑스 간 무역은 22% 증가해 최초로 100억 유로를 돌파, 104억 유로를 기록했다.
프랑스 내 자동차, 선박, 석유 제품 구매가 크게 늘면서 수입 총액이 57억 유로로 증가(+50%)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항공 산업 부문에서 판매가 끊기면서 프랑스 수출 규모는 48억 유로에 머물렀다. 항공 산업 부문을 제외한 프랑스 대한국 수출은 피혁 제품, 자동차 부품, 의약품 등의 품목 덕분에 12% 증가했다. 프랑스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대한국 무역 수지 적자(-8억 4,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항공 산업 외 부문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프랑스 수출
프랑스 수출 규모는 48억 유로로 기존 수준을 유지(2020년 대비 -0.3%)했다. 기록적인 성적을 낸 2019년 대비 8% 낮은 수치다. 항공 산업 부문의 판매가 급감(-86%, 9,000만 유로)하면서 전체 수출이 12%p 감소했지만 다른 부문은 약진을 보였다.
2021년 운송 장비 수출액은 4억 5,000만 유로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동차 부품 판매가 2배(2억 3,000만 유로) 가까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 운송이 중단되고 자동차 판매가 부진(-23%, 1억 3,000만 유로)했던 탓이다. 기계 설비, 전기·전자·정보통신기기는 5% 감소한 12억 유로의 수출액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수출 1위 품목이다. 공업·농업용 기계 판매는 18%(5억 유로), 반도체 판매는 11%(2억 유로) 감소한 반면, 전기기기 판매는 34% 증가하여 3억 1,500만 유로를 기록했다.
향수와 화장품 수출이 크게 늘면서(+23%, 4억 유로) 화학 제품, 향수, 화장품 부문 수출은 10억 유로(+15%)로 증가했다. 섬유·피혁 제품 판매도 증가세를 보이며 6억 유로를 기록했다. 27% 증가한 수치다. 이 두 부문의 수출 증가는 해외 여행의 제한으로 한국 내 프랑스 명품 산업이 활기를 띠게 되었다는 방증이다. 농식품 수출은 주류와 유제품 덕에 20% 가까이 증가(5억 4,000만 유로)했다. 주류는 51% 증가해 1억 9,000만 유로를 기록함으로써 한국 주류 시장에서 프랑스산 와인이 수입액 기준 1위를 유지하게 되었고, 유제품은 1억 3,000만 유로로 20%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의약품은 34% 증가해 2억 9,000만 유로로 집계됐는데, 지난 4년 간 2억 유로대에 머무른 사실을 고려한다면 주목할 만한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다.
2020년 프랑스의 17위 수출국이었던 한국은 2021년 포르투갈에 밀려 18위로 떨어졌고, 체코가 그 뒤에 자리했다. 아시아 국가만 놓고 보자면 한국은 프랑스에게 중국, 싱가포르, 일본, 인도, 홍콩 다음으로 6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한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이 2021년 66억 달러 상당의 프랑스 제품을 수입하면서 프랑스는 한국의 21위 수입국이 되었다. 유럽 국가들 중에서는 프랑스가 한국 수입 시장에서 4번째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220억 달러), 네덜란드(92억 달러), 이탈리아(80억 달러)가 각각 1위부터 3위에, 영국(58억 달러)이 5위에 올라 있다.
프랑스 내 한국 자동차와 선박 판매량의 폭발적 증가
2021년 프랑스의 대한국 수입은 50% 증가해 처음으로 50억 유로 선을 넘어서며 57억 유로를 기록했다. 자동차, 선박, 석유 제품, 의약품 구매가 특히 크게 늘었다.
운송 장비 수입은 80% 증가해 21억 유로를 기록했다. 선박 수입액은 1억 7,000만 유로에서 6억 4,000만 유로로 4배 뛰었다. 한국 조선소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선 여러 척이 인도된 결과다. 한국산 자동차 수입도 13억 유로를 기록하며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2021년 급격한 판매량 증가를 보이며 2020년 4.5%였던 시장 점유율을 2021년 5.2%로 끌어올렸다. 충전식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라인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을 적게 받은 덕분이다. 등유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 제품의 경우 판매량이 2배 늘었을 뿐만 아니라 가격 상승도 동반돼 4억 유로(+160%)로 증가했지만 2019년의 기록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의약품 수출은 특히 코로나19 방역 제품의 대량 구매에 힘입어 4억 유로(+63%)를 돌파해 2019년 대비 204% 치솟았다.
수입 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 기계 설비, 전기·전자·정보통신기기의 수입 규모는 16억 유로(+25%)까지 증가했다. 휴대전화 120%(2억 1,000만 유로), 반도체 30%(2억 5,000만 유로), 그리고 전기기기 11%(3억 1,000만 유로) 등 수입이 상당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향수, 화장품, 화학 제품의 수입은 5억 유로(+35%)로 늘어났고, 그 중 3억 유로는 60%의 증가폭을 보인 기초 화학 제품이 차지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은 프랑스의 21위 수입국이다. 2019년에는 30위, 2020년에는 26위였다. 20위는 모로코가, 22위는 베트남이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한국은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4번째로 대프랑스 수출 규모가 크다.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27위 수출국이었던 프랑스는 2021년 24위에 올랐다. 2021년 프랑스는 유럽 국가 중 독일(113억 달러), 폴란드(66억 달러), 영국(60억 달러), 네덜란드(58억 달러), 이탈리아(46억 달러)에 이어 한국이 6번째로 수출을 많이 하는 국가가 되었으며, 대프랑스 수출액은 46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첫 대프랑스 무역 흑자를 기록한 한국
2021년은 양국 교역 규모가 105억 유로에 달한 기록적인 해였다. 2021년 한국은 한국과 유럽연합 간 자유 무역 협정이 발효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와의 무역에서 흑자를 냈다. 프랑스의 대한국 무역 수지는 2020년 10억 유로 흑자를 기록한 후 2021년 처음으로 적자(-8억 4,000만 유로)로 돌아섰다. 프랑스의 무역 수지가 전반적으로 악화 일로에 있었음을 염두에 두고 보아야 할 수치다. 2021년 프랑스의 수출 규모는 17% 증가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2019년 수출액의 99%)했지만, 수입은 19%로 더 큰 증가폭을 보이며 2019년 수입액의 103%를 기록했다. 그 결과 프랑스의 무역 적자는 200억 유로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2020년 250억 유로에서 430억 유로로 치솟은 에너지 가격도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 흑자를 기록하던 부문 대부분(화학 제품, 화장품, 농식품)의 무역 수지는 2020년 대비 개선된 한편 항공 산업 부문은 가장 느린 회복세를 보였으며, 자동차 부문의 무역 적자는 공급망의 차질로 인해 더욱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