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인물 포커스

장프랑수아 라무르 전 프랑스 장관 겸 올림픽 챔피언과의 독점 인터뷰

장프랑수아 라무르 전 프랑스 장관 겸 올림픽 챔피언과의 독점 인터뷰

장프랑수아 라무르는 프랑스에서 비인기 종목이던 사브르를 택하면서 프랑스 펜싱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헝가리 출신의 펜싱 사범 라슬로 세페시(Laszlo Szepesi)를 사사한 그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정상에 도달했고,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도 챔피언 타이틀을 지켰다. 그의 잇따 른 성공으로 사브르 종목은 프랑스 전역에 대중화되었고 차세대 선수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장프랑수아 라무르는 스포츠계 내 업적을 넘어 프랑스 정치계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1995-2002)의 스포츠 및 청소년 기술 고문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체육청소년부 장관직을 역임하였고, 이후 국회의원으로서 약 10년, 파리 시의원으로 12년 동안 정치 활동을 이어갔다. 현재는 보르도에서 그랑 크뤼 와인의 생산과 스포츠 산업, 부동산업 등을 아우르는 자키 로렌제티 회장이 설립한 오발토(Ovalto) 그룹의 부회장으로 재직 중에 있다.

 

  • 펜싱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고 펜싱의 어떤 매력에 끌리셨는지 궁금합니다.

펜싱을 시작한 것은 일곱 살 때였습니다. 저는 아주 산만한 아이였고 제가 다니던 학교의 선생님이셨던 어머니는 저의 넘치는 에너지를 어떻게 통제해야 할지 걱정이 많으셨어요. 그때 저희 가족의 주치의 선생님이 저를 동네 펜싱 클럽에 보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어머니께 권하셨습니다. 전직 군인이셨던 사범님의 지도 아래 훈련을 통해 저를 진정시킬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었죠. 그리고 실제로 어느 정도는 그렇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 스포츠의 매력에 금세 빠져들게 되었어요. 펜싱은 검술을 익히는 데 많은 공을 들여야 합니다. 시합과 우아한 몸짓이 결합된 운동이기도 하죠. 더욱이 사범과 제자 간의 상호 존중 관계 역시 매우 교육적인 요소입니다.

 

  • 프로 선수로서의 경력을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펜싱은 축구 같은 '프로' 스포츠가 아닙니다. 훈련은 축구 선수 못지않게 함에도 사브르를 다루는 것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죠. 물론 그렇다 해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저는 1974년 프랑스 펜싱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1992년까지 쉼 없이 활동했어요. 프랑스 펜싱 선수권대회 금메달 13번, 올림픽 금메달 2번, 그리고 198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대다수의 올림픽 챔피언을 양성한 프랑스국립스포츠연 구원(INSEP)에서 매일 5시간씩 훈련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물리치료사로 일했습니다.

 

  •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펜싱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셨습니다. 당시에 대한 기억은 어떤가요? 그때와는 다른 상황으로 한국을 찾게 되셨는데, 이번 방문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펜싱 종목에서는 보기 드문 2연패를 거둘 수 있었던 곳이 서울이기 때문에 이곳은 제 선수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선수로서 '성공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펜싱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에요. 서울에 머무르는 동안 아주 즐거웠어요. 당시 서울 근교를 구경할 기회가 있었는데 무척 풍부하고 다채로운 문화에 놀랐습니다. 이번에는 네 개의 보르도 그랑 크뤼 생산 등 다 양한 산업을 서비스 분야로 갖고 있는 오발토 그룹의 부회장으로서 서울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35년 전 프랑스에서 펜싱을 알렸던 것처럼 이제는 와인 관련 노하우를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 운동 선수로서의 경험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체육 부장관으로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체육청소년부 장관으로서의 직무 수행에 있어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제가 정계에 입문한 것은 프랑스의 스포츠 관련 사안에 대해 조언을 구할 만한 메달리스트를 곁에 두고자 했던 자크 시라크 대통령 덕분입니다. 최고 수준의 훈련을 받다 보면 정치에 꼭 필요한 자질도 습득하게 됩니다. 끈기있는 노력, 위기 대처 능력, 지속적인 팀워크 등은 과연 스포츠와 정치에서 모두 필요한 요소이죠.

 

  • 2024 올림픽을 파리에 유치하기 위해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미 수차례 낙마한 파리가 이번에는 올림픽 개최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했습니다. 이제 저는 2024 파리 올림픽 준비에 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발토 그룹 의 자키 로렌제티 회장이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Paris La Défense Arena)를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경기장으로 제공했기 때문이죠. 로렌제티 회장이 세운 아레나 경기장은 파리 서쪽 오드센(Haute de Seine) 지역에 위치한 3만 석 규모의 실내 스타디움입니다. 수영과 수구 경기가 열릴 이 웅장한 스타디움에서 프랑스 선수들이 많은 메달을 획득하기를 바랍니다. 

 

  • 후배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펜싱의 미래에 어떤 기대를 갖고 계신가요?

프랑스 펜싱 국가대표팀은 올림픽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둬왔고,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펜싱 은 1896년 제1회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올림픽 정신에 완벽히 부합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젊은 후배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제가 활동하는 내내 저를 지탱해 주었던 존중, 동료애, 헌신, 그리고 용기와 같은 가치들을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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