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레아페르 114] 제 4차 산업혁명 중심에 선 딥테크, 프랑스와 한국은 어떻게 미래 솔루션을 만들어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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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심에 있는 동대문 플라자에서 프랑스 및 한국 스타트업 열 군데가 잇따라 무대에 올라 최신 혁신을 선보였다. 고령자를 위한 스마트 커넥티드 체중계, 물류 혁신 로봇, 시각 장애 예방 장치 등. 이번 테크포굿(Tech4Good) 프로그램은 딥테크가 가진 변 혁의 힘을 보여주었다.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딥테크 혁명은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생명공학을 아우르는 방대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전례 없는 비약적인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이같은 딥테크 기업들은 공동의 목표를 공유한다. 바로 우리의 세상에 깊숙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한국이든 프랑스든 또는 다른 어떤 나라든, 과학계와 비즈니스계 그리고 정부는 미래 솔루션이 될 완전히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딥테크란 무엇인가?

 

디지털 발전이 지배적이었던 지난 10년 이후, 각 산업 분야를 급진적으로 확대 및 심화시킬 새로운 혁신의 물결이 도래할 것이라고, 세계경제포럼 창립자 클라우스 슈밥은 제 4차 산업혁명 이론을 이와 같이 정립했다. 딥테크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 자리 잡고 있는데, 딥테크란 프로펠(x)의 CEO인 스와티 차투르베디가 도입한 용어이자, 실질적인 과학적 발견이나 공학 분야의 주요 혁신에 기반하여 세진 스타트업을 지칭한다.

"기존 기술에 기반한 기업들과는 달리, 딥테크 기업들은 신기술과 파괴적인 혁신을 통해 범세계적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딥테크는 단일 기술이 아닌 여러 기술을 일컬으며, 첨단 소재, 인공지능(AI), 생명공학, 블록체인, 드론 및 로봇공학, 광학 및 전자공학, 양자 컴퓨팅이라는 7개 분야에 걸쳐 존재한다. 일부 문헌에서는 핵융합 에너지나 항공우주, IoT 및 자율 시스템까지도 언급한다. 모더나와 오픈AI(챗GPT)같은 일부 딥테크 기업은 이미 대중에게도 잘 알려져 있고, 스페이스엑스나 블루 오리진과 같은 기업은 우리의 상상력을 사로잡는다. 공상과학에서 방금 막 튀어나온 듯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나 휴머노이드 로봇같은 사업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각기 다른 기업이지만 이들은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기후 변화, 만성 질환, 사이버 보안, 기아 퇴치 등과 같은 커다란 사회적 도전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이들의 사명이 바로 그것이다. 기술들이 융합하는 지점에 서있는 이 기업들은 대체로 자사가 속한 기술 분야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디지털 제품 보다는 물리적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이들은 대학, 연구소, 투자자, 정부를 포함하는, 광범위하게 상호 연결된 생태계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한국의 딥테크, 혁신을 가속화하다

 


한국은 딥테크를 신속히 국가 어젠다에 통합시켜, 혁신 기술의 빠른 상업화 및 산업 현장에의 통합을 중점적으로 이끌어내고자 했다. 이미 2017년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립하여 AI, 로봇공학, 반도체, 자율주행차량,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유망 분야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2021년에는 15개 중앙부처에서 194개 사업을 추진하여 세제 혜택, 저금리 대출, 멘토링 프로그램, 상업화 개발 지원, 그리고 '한국의 실리콘 밸리'라고 불리는 판교 테크노밸리와 같은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이니셔티브를 강화했다.

2023에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하에 2조 원(약 13억 5천만 유로)이라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1000개 이상의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재차 포부를 밝히며 "AI, 우주·항공 등 신산업 분야의 딥테크 스타트업이 우리나라의 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한국은 민간 부문도 매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삼성, LG, 현대와 같은 기업들은 딥테크 스타트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연구 자금만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혁신을 자사의 생산 과정에 녹여내고 있다. SBVA, 카카오벤처스, 스파크랩, 미래에셋벤처투자같은 벤처 캐피털 기업들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딥테크에 대한 투자는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까지 31%에서 40%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생태계에도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지속 가능한 자금 조달, 국제 시장으로의 진출, 재벌의 지배, 고령화 사회에서의 인재 채용, 기술 분야의 다각화가 주요 과제다. 더욱 포괄적이고 글로벌하게 연결된 혁신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프랑스의 딥테크, 과학에서 산업까지


프랑스의 딥테크 생태계는, 2019년 초기 투자금 30억 유로로 출범한 딥테크 계획의 지원을 받아, 혁신의 모습을 바꿔버렸다. 특히 녹색기술, 보건 및 디지털 주권과 같은 전략분야를 주력으로 삼는 스타트업들이 5년 사이에 1300개나 생겼다. 오늘날 프랑스에는 2170개의 스타트업과 22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인 스테이션 F도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는 딥테크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과 산업의 긴밀한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 2023년에는 29개의 혁신 전문 대학을 설립하여 술 연구를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한 혁신으로 탈바꿈함으로써 그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과학적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고 있다.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143개 산업 단지에 분산되어 있으며 지역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탈레스 그룹의 CEO인 파트리스 카인은 "몇 년, 아니 몇 십 년 전부터 프랑스 기업들은 학계 및 스타트업과의 협력으로 많은 결실을 맺고있다. 프랑스에 연구 센터를 설립하는 국제 기업들이 늘어났고, 프랑스 대학의 세계 순위 또한 상승했는데 이는 우리의 혁신 생태계가 높은 경쟁력을 갖추었으며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힘주어 말했다.

프랑스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2022년 30억 유로가 넘는 금액을 조달했는데, 2015년에 조달된 10억 유로에 비하면 놀라운 상승폭이다. 이같은 성공의 상당 부분은 공공 및 민간 분야가 함께 동원된 덕분인데, 프랑스 2030 계획이나 2023년 직접 투자의 75%를 딥테크 쪽으로 이끌어낸 프랑스공공투자은행 이니셔티브의 기여가 크다. 이처럼 프랑스는 2023년에 딥테크에 조달된 금액이 22%를 차지하면서 유럽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같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도전 과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120억 유로로 추산되는 2024-2026년도 예산 공백과 기술 이전 문제, 그리고 소비자 보호와 혁신 장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만 하는 제도적 제약이 그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이전 및 공공조달 정책을 수정하며 어떠한 장애물 없이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규제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랑스와 한국이 함께 혁신할 때


혁신을 향한 레이스는 프랑스와 한국을 더욱 긴밀하게 이어준다. 양국은 딥테크가 사회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공통된 비전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각 나라는 서로에게서 귀중한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신기술의 빠른 상용화를 토대로 하는 접근 방식을 가진 한국은 프랑스가 연구에서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도입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한다. 반대로, 산업과 기초 연구의 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는 프랑스는 한국이 대학과 산업 부문 간의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술이라는 초점의 크기를 확대하도록 이끌어줄 수 있다.

한국과 프랑스 간 시너지의 증거로, 한국은 유럽에서 가장 큰 기술 박람회인 비바 테크놀로지 2023에서 올해의 국가로 선정된 바 있다. 프랑스는 넥스트 라이즈 또는 컴업 같은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기술 박람회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략적 파트너십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로봇 분야의 프랑스 유니콘 기업인 엑소텍은 포스코 DX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또한 프랑스 양자 컴퓨터 분야 전문 기업 파스칼은 한국에 연구 단지를 설립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및 대전 시와 손을 잡았다. 더욱이 네이버는 2017년부터 프랑스에서 인공지능 연구 센터 ‘네이버 랩스 유럽’을 운영하며 양국 간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은 한불상공회의소, 라 프렌치테크, 창업진흥원 등의 기관을 통해 양국의 지원을 받는다. 이들 기관은 각 국의 스타트업들이 잠재적 투자자 또는 파트너사를 만나서 아이디어를 나누며 미래를 위해 협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프랑스와 한국은 역동적인 생태계와 야심찬 정부 정책, 그리고 공공과 민간 사이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딥테크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처럼 양국은 협력과 교류를 통해 딥테크의 미래가 혁신뿐만 아니라 견고한 국제 협력에도 달려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는 파리와 서울을 잇는 항공편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세상, 초개인화된 의료로 건강한 삶이 연장되는 세상, 농업 로봇이 굶주림을 없애 버린 세상, 그리고 인도주의적 위기는 과거의 이야기가 된 세상을 곧 꿈꿀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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