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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109] 전해웅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장과의 만남
프랑스에서 한류는 순풍을 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계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전해웅 문화원장은 의미와 행복을 찾아나서는 사회 속에서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을 통해 ‘문화’를 다시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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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프랑스한국문화원은 지난해 파리 샹젤리제 인근으로 확장, 이전했습니다. 이를 통해 프랑스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며, 한국문화의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까?
한국문화원은 1980년에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인근 아파트의 반지하에서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점차 한국이 경제·문화적으로 성장을 하게 되며 한국문화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개관 39년만에 본 원은 파리 샹젤리제 쪽인 Rue la Boetie 20번지로 확장·이전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국문화원은 지난 장소에 비해 약 5배에 달하는 규모로 118석 규모의 공연장, 전시장, 도서관, 한국어 강의실, 한식 체험관 등이 갖춰져 있어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새롭게 개원한 한국문화원을 중심으로 2가지 운영 방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분들의 연령대를 확대해 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크게 K-POP, 드라마를 사랑하는 10~20대와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장년층의 분들로 나눌 수 있으며, 30~40대 직장인 분들의 관심이 부족한 실상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본원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또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혹은 퇴근 후에 방문할 수 있도록 전시회 구성, 한국 영화 상영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잠깐 쉬고 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는 프랑스에 소개된 한국의 문화가 한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K-Pop, 한국 영화 등을 비롯한 한국의 삶 전체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문화원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이제 한류가 유럽 전역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식, 한국 문화 등 한국의 전반적인 문화에 대해 궁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저는 또한 앞으로 문학, 역사, 종교 등을 비롯해 현재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한국의 의료제도, IT 기술 등 한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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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모든 영역이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문화예술계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았습니다. 이에 로즐린 바슐로(Roselyne Bachelot)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새로운 문화적 창조가 필수적이라고 회상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한국문화원은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이며, 어떻게 조정해 나갈 것 입니까?
저희 한국문화원은 올해 개원 40주년을 맞아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6개월간 한국문화원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9월부터 활동을 재개했으나, 끝나지 않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프로그램들이 취소·연기되고 있는 실상입니다. 그렇지만 한국문화원은 프랑스 자가격리 기간에도 한국어 강좌, 영화 상영 등을 온라인으로 전환해 한불 교류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의 거리, 시간적 제약이 사라지면서 조금 더 다양한 지역에 홍보가 가능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세미나 역시 이러한 제약으로 참석도가 낮을 것이라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의 5배 이상이 한국영화의 역사 온라인 세미나에 참석했습니다.
또한, 로즐린 바슐로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우리 삶에 새로운 문화창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문화적인 창조를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교류해야 하기 때문에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은 실제 만남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온라인 프로그램의 효과나 장점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은 IT강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언택트 시대에 도래하면서 한국의 IT 기술을 통해 문화예술을 보다 효율적이고, 재밌게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2021년 온라인 문화 프로그램 확대를 위해 예산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음 해에는 올해보다 조금 더 효율적이고 다양한 온라인 문화 프로그램을 프랑스인들에게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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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류”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어떤 한류의 매력이 프랑스 젊은 세대들의 주목을 끌 수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
저도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다른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입니다.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역시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 자체로 호기심과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문화의 매력에 대해 생각해볼 때, ‘여유롭다’, ‘세련되다’, ‘유연하다’, 똘레랑스와 같이 ‘관용적이다’ 등의 이미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반면, 프랑스인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해 물어보면 ‘빠르다’, ‘통일성이 있다’, ‘다이나믹하다’ 등에 대한 공통적인 반응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한국에서는 ‘빨리 빨리 문화’, ‘획일화’ 등 이러한 부분들이 단점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이러한 문화가 새롭게 작용해 오히려 젊은 층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특히, ‘BTS’을 좋아하는 젊은 층들에게 물어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답변은 일사불란하고, 춤이 다이나믹하며, 시각적으로 색다른 매력이 있다고 답변을 합니다. 또한, 현재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BTS (방탄소년단)의 경우도 퇴폐적인 내용이 많은 팝 음악들 사이에서 삶에 대한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BTS(방탄소년단)가 단순한 인기를 넘어 존경을 받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문화는 평화 지향적이고 오랜 전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오늘날의 세계에 기여할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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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파워의 강국인 한국과 프랑스는 2016년 한-프랑스해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양국의 우호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양국은 재능을 가진 새로운 예술인을 발굴하고 현대 예술 창조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양국의 문화 협력의 과제는 무엇입니까?
한국과 프랑스는 적어도 문화에 있어 경쟁한다기보다 서로 보완·협력할 수 있는 두 강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서로가 가진 장점이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좋은 예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는 ‘영화’ 분야에서 전통적인 강국이며, 한국은 ‘기생충’, ‘부산행’ 등 최근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신흥 강국입니다. 두 국가 모두 영화의 다양성을 넓히는데 기여해 요즘같이 할리우드 상업영화가 지배하는데 있어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영화 ‘기생충’의 경우, 특히 두 국가의 협력이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기생충’은 한국 감독인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영화지만, 프랑스가 키운 영화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생충’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데 칸느 황금종려상 수상이 기여했습니다. 수상 이후 프랑스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유럽 전역, 전세계로 퍼져 나갔고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칸느 영화제 역시 ‘기생충’과 같이 최근 대중적인 영화 수상을 하게 되면서, 지루하고 따분한 예술 영화를 수상하는 것이 아닌 대중적이고 보다 재미있는 예술 영화를 수상한다는 평가를 받아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배우 유연석은 프랑스 감독 드니 데르쿠르(Denis Dercourt)가 연출하는 고요한 아침(Matin Calme)에 프랑스 여배우와 함께 연기하면서 한불 합작 영화에 많은 대중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는 영화계에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한불영화계가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유익한 협력을 구축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번역: Hyeyeon Lee (rrayonner(@)gmail.com), Yeju Ji (yeju209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