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레 아페르 109호] ‘게이미피케이션’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

글. 자비에 라보리, 한불상공회의소 커뮤니케이션부 담당자

 

  최근 몇 년간 온라인 게임 열풍이 불면서 온라인 게임 스트리밍, e-스포츠 등 관련 활동 또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비디오 게임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바이러스 확산 초기(3월 16~22일), 전 세계 50대 주요 게임 시장의 판매량은 전주 대비 63% 증가하여 430만 장에 달했다. 1분기 모바일 게임 판매량도 앱스토어에서 35%, 구글플레이에서 38% 증가했다. 상승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온라인 게임이 탁월한 접근성을 자랑하는 새로운 기분 전환 및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 되었다는 방증이다. 이용자 참여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인앱 결제(IAP)1를 자주 이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기업들은 고객 확보에 효과적인 이 방식의 숨은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심화했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은 현재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 및 인사 관리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단어는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게임’의 원리는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이용되어 왔다. 예를 들어 체스와 같은 보드게임은 군인들의 전략 구상 훈련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게임의 여러 요소는 디지털화에 발맞춰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점수를 얻고 보상을 획득하며 순위 다툼을 벌이는 ‘포인트·배지·리더보드’ 시스템을 예로 들 수 있다.

  오늘날 디지털 시대의 게이미피케이션은 지난 10년간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축적된 경험 및 발전을 토대로 게임 원리를 더한층 자유로운 플랫폼에 적용하는 것이다. 점수 획득 시스템의 재현, 이용자 간의 경쟁, 문제 해결을 비롯한 단순하고도 복잡한 게임 메커니즘은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게임 분야의 주요 성공 요인을 적용함으로써 마음을 움직인다. 모바일 마케팅 프리랜서 컨설턴트인 알렉산더 술라맨더는 “게임은 일종의 해방감, 성취감, 승리감을 준다. 여러 연구를 보면, 사람들은 프로그레스 바가 제시될 때 미션 완수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게임에 할애한다”고 설명한다.

보행자들이 층계를 밟을 때마다 소리가 나는 피아노 계단은 단순하지만 매우 효율적인 게이미피케이션 사례로 꼽힌다.

 

  게이미피케이션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한국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1위(시장 점유율 10%), 유럽에서 2위인 스타벅스를 들 수 있다. 스타벅스는 2015년 이래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의 대표 주자가 되었다. ‘스타벅스 로열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회원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주문 혹은 미니 게임을 하거나 매장을 방문하면 ‘별’이 적립되어 등급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스타벅스는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따른 맞춤 보상을 제안하거나 붐비지 않는 시간대 등 한정된 기간 내에 매장을 여러 번 방문하도록 유도한다. 대인관계에도 소홀하지 않은 베스트 ‘플레이어’, 즉 스타벅스 골드회원은 친구들에게 쿠폰이나 기타 혜택을 선물할 수도 있다. 스타벅스가 이러한 프로세스 자체를 개발하지는 않았으나 디지털과 빅데이터 시대에 제대로 적응한 셈이다.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2019년 ‘스타벅스 로열티 프로그램’ 수익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으며 같은 해 총 매출은 7% 증가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93.6%에 달하는 한국에서는 십여 년 전부터 모바일 게임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한국 이용자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매우 빠른 속도로 소비하며 사회 참여도가 높아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 마케팅 캠페인 수용도가 특히 높은 편이다. 알렉산더 술라맨더는 한국을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모바일 소액 결제 서비스의 선구자”라 일컫는다. 일례로 2011년 한국 홈플러스테스코(현 홈플러스)는 서울 주요 지하철역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장을 볼 수 있는 증강현실 기반의 가상스토어를 열었다.

  오늘날 한국 기업은 이런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신기술에 대한 대중의 열망과 얼리어답터라는 이름에 걸맞게 언제나 더 참신한 마케팅 전략으로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한국 경제의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화장품 산업에서 새로운 형태의 게이미피케이션이 발전했다. 올리브영은 고객이 증강현실로 다양한 화장품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 미러’를 매장 내 배치했으며, 샤넬은 ‘코코게임센터’라는 오락실 콘셉트의 팝업스토어에 게이미피케이션 개념을 문자 그대로 활용했다. 한시적으로 운영된 코코게임센터는 한국에서 여전히 인기 있는 전자오락실과 기존 매장의 중간 형태이다. 고객들은 센터 내 마련된 오락기로 직접 게임을 해서 샤넬 제품을 획득할 수 있다.

  일부 브랜드는 아직도 이러한 변화에 뛰어들기를 망설이고 있다. 고질적인 편견으로 인해 게이미피케이션이 여전히 위험 요소가 있는 전략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중년 여성의 게임 이용률이 높아지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러한 경향이 가속화되는 등, 게임은 성별과 세대를 뛰어넘어 대중화되고 있다. 그런데 일부는 아직도 게임 이용자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모니터 앞을 떠나지 못하는 젊은 남성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빠르게 진보하는 기술로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과 같은 새로운 게이미피케이션이 구현될 것이다. 또한 게이미피케이션은 인사 관리, 교육, 기타 사회적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층 더 실용화되며 라이프스타일에 녹아들 것으로 기대된다. 몇 년 전부터,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점점 e-러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어떤 활동에든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접목함으로써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경계를 허물 수 있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로 구현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앞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소비 방식을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이루어지는 소액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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